싸우지 않는 커플이란.

몰래 나를 지켜보는 양갱이

내 연애들은 대부분 평탄했다. 

평탄했다는 의미는 기승전결은 다 있었지만 물리적, 감정적 데이트 폭력은 있지 않았고 험한 말을 주고 받지도 않았으며 다만 감정이 식어 더는 연애를 이어나갈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거기다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다퉜던적도 없다. 사실 나는 생각보다 잘 참는 성격인데다 화가 쉽게 잘 나지도 않는 것같다. 하지만 약속을 쉽게 어기거나, 잘못을 해놓고 미안해하지 않으면 화가 나긴 한다. 그런데 지금껏 ex들중에 그렇게 뻔뻔한 사람들은 없어서였을까? 어쨌든 별로 싸운적은 없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내 성격같이 느껴지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지금 애인과 나는 사귀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싸운적이 없다. 뭔가 서로에게 바라는게 있었을까? 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지만 이상하리만큼 별다르게 요구사항이 없었다. 

나는 농담을 하고, 애인은 가끔 어쩔줄 몰라하며 난 그 모습이 즐겁고 애인도 내 농담을 좋아한다.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가끔하는 짖궂은 농담도 그러려니 잘 받아들여주는것 같다.)

 

언젠가 애인이 말하길.

본인은 화가나도 바로 그 자리에서 해결보려고 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한다. 아직 싸워보지 않았으니 그대로 믿을수밖에. 

어쨌든 한번쯤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정리한 다음에 이야기를 하는 타입이란다. 

나는 불편하고 어색한 싸움의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 그 자리에서 풀려고 노력하는 타입이다. 그러면서도 그 자리를 피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앞뒤가 계속 안 맞네.

 

싸우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겠나.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내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것이 중요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