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용운동 카페 신이 내린 오후

일요일 아침. 배는 고픈데 요리는 하기 귀찮고, 지난번에 한번 들려서 커피만 마시고 나왔던 동네 카페에 다시 들러 브런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모처럼 카페 나들이라 핸드드립 커피도 함께 주문했다. 

 

브런치는 그럴싸한 음식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청포도 견과류 그릭요거트 한 컵, 샐러드 한접시, 버섯 볶음, 치즈햄샌드위치, 삶은계란, 바나나, 소시지 그리고 구운 베이컨.

 

첫 시작은 그릭요거트였다. 그릭요거트는 크게 달지 않았고 청포도와 꽤 어울렸다. 단 한번도 요거트와 포도 종류를 먹어본적은 없었는데 시트러스한 맛과 크리미한 맛이 적절하게 입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 중 제일 놀라운 경험을 준 맛은 의외로 샐러드 한접시였다. 샐러드는 올리브, 오이, 토마토, 리코타 치즈, 파프리카로 구성된 심플한 샐러드였으나, 같이 서빙된 샐러드 소스가 기가 막혔다. 싸구려 맛이 아니라 너무 달진 않았고, 시트러스한 맛도 느껴지면서 훌륭한 맛을 냈다.

모든 브런치 메뉴를 이 소스에 찍어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남편은 버섯 볶음 또한 좋아했는데 버터를 아끼지 않은 맛이지만 느끼한 맛은 아닌. 중도를 지킨 음식이었다. 

 

요즘 나의 커피 취향이 약한 로스팅에 익숙해져있어서인지 카페에서 내려준 드립 커피의 진하기와 맛은 내 기대보다 강했다. 

핸드드립의 원두 로스팅 정도를 고를 수 있는 카페는 주변에서 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먹을만 했다고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쉽게도 주문하고 나서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꽤 더뎠는데 손님이 별로 없는데도 30분 가량은 기다렸어야했다. 

이것은 여전히 의문이지만 음식을 먹자마자 그 의문은 사라지고 와 괜찮다. 또 와도 되겠다를 연신 외쳐댔다. 

그 다음 주말 일요일 아침에는 우리가 첫 브런치 메뉴 주문한 손님이라 그런지 긴 기다림 없이 먹을수 있었다. 

 

동네에 꽤나 멋진 카페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