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4주차라니

태명은 복자

성별 구분은 없고, 복이 있는 사람 이라는 뜻이고 일부러 좀 더 촌스럽게 지었다. 

 

입맛이 없던 시기는 3주 전쯤에 지났지만 그래도 역시나 음식이 많이 들어가진 않는다. 원래 먹던 양 정도 먹는데 임신을 했다해서 음식을 더 많이 찾거나 그러진 않는것 같다. 

배는 조금씩 불러오는데 원래 여유롭게 입던 청바지가 요즘엔 아주 살짝 타이트한 정도? 그래도 여전히 꽉 끼는 정도는 아니다. 

피곤한건 여전하지만 그래도 몸이 많이 적응했는지 예전만큼 누워만 있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새벽마다 한번은 꼭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을 깬다. 임신 6,7주부터는 계속 이런식이다. 매일 깨고, 깼을 때 참을 수 있는 소변의 상태가 아니라는 감이 온다. 어쨌든 오래참으면 방광염이 온다니 화장실은 잠결에라도 무조건 간다. 

 

우리집은 맞벌이라 나 먼저 육아휴직 1년, 남편 육아휴직 1년을 번갈아가며 쓰기로 했다. 

어린이집은 만 3살부터 갈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전까지 어떻게든 버텨보려한다. 

회사 경영지원팀에가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물어봤더니 

그 분 : 예정일이 언제에요

나 : 내년 2월 중순이에요

그 분 : 그럼 내년 시작하자마자 연차 15개 다 쓰고, 출산휴가 붙여서 쓰시면 될것 같아요. 육아휴직은 얼마나 쓸꺼에요?

나 : 팀장님이랑은 이야기해봐야겠지만 왠만하면 최대치로 쓰고 싶어요. 

그 분 : 팀장님이랑 이야기해보고 정해지면 알려줘요. 

경영지원팀 과장님들 두 분다 아이를 낳고 얼마 안되서 모두 복직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연구소는 다를 것 같다며 팀장님과 합의하고 알려달라고만 하셨다. 

 

그래서 난 다시 회사 내규를 숙지한 뒤, 날짜를 계산해보니 

연차휴가 약 한달: 1월 3째주까지 연차 15개 사용 가능. 그 뒤에 설날 3일 붙이면 약 한달을 월급받으면서 쉴수 있음.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 : 남편은 학교 선생님이라 학기 시작과 동시에 육아휴직을 쓰면 될것 같다고 했다.  따라서 육아휴직을 풀로 1년을 채울순 없을 것 같고 남편의 육아휴직 시작 시점과 조율을 해봐야할듯 하다. 

 

팀장님께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2024년 3월쯤에 복직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팀장님네는 맡아줄 사람도 없고 둘다 휴직을 쓸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처가에 맡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한스럽다며. 다 쓰게 해줄테니 꼭 돌아만 오라고 말씀하셨다. 

회사에서 날 이렇게 생각해주다니 뿌듯함도 있었지만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이직 또는 프리에 대한 생각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지만 어쨌든 복직 후 6개월 후에 고용보험에서 육아휴직 때 받은 돈의 20%? 15%를 다시 돌려준다고 하니 그것까진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친구들에게 임신 소식을 전하니 몇몇 친구가 아기 신발과 우주복?을 선물로 보내왔다. 

난 정말 친구들의 출산 소식에 무지해서 아무것도 해준게 없었는데 이런 선물을 받으니 문득 내가 너무 무심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친구들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