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이처럼. 나도 프랑스 엄마들처럼.

프랑스 부모들은 어떤 빈도로 아기에게 수유를 해야할지 고민하지 않는다. 대략 4개월부터 대다수 프랑스 아기들은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다. 

수면기법처럼 수유 역시 여럿 중 하나를 골라야 할 문제가 아닌것이다. 

 

기다림은 심지어 양육의 일부가 된다. 소란을 피우는 아이가 있을 때 프랑스 부모들이 '조용히 해'나 '그만해' 같은 말보다 더 자주 쓰는 말이 있다. 그들은 매우 엄격하고 날카로운 어조로 말한다. '아탕(attend), 기다려!'

 

스스로 통제를 할 줄 알아야 즐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프랑스 부모들의 자녀교육 방식은 커다란 맥락에서 '마시멜로를 곧바로 먹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잘 기다리는 아이들은 그 동안 혼자서 조그맣게 노래를 부르거나 귀를 잡아당기거나 발가락 장난을 치며 게임을 하는 법을 터득한겁니다.'

 

기다림을 '덜' 짜증스럽게 만드는 법을 배우고 터득하는게 관건이다. '기다림을 덜 짜증스럽게 만드는 방법은 정말 많습니다. 그중 가장 단순하고 직접적인게 주의를 딴 데로 돌리는 것이죠'

 

인내심을 가르치는 일에도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르틴은 아이들에게 혼자 노는 법도 가르쳐주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법을 배우는 거에요.'

 

즉각적으로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자녀란 곧 삶의 재양이나 다름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프랑스 양육의 금언은 이것이다. '아이에게 좌절감을 가르쳐야한다'.

 

아이는 언제나 유혹에 굴복하고 싶은 충동을 갖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현명하게 대처하고 통제할 때 더욱 행복해진다. 

 

'아이를 놀지 못하게 하거나 안아주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아이의 취향, 리듬, 개성은 당연히 존중해야한다. 다만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모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걸 배워야한다.'

 

건강한 아이라면 울며 떼를 쓰지 않고 '안 돼'라는 한마디에 무너지지 않으며, 조르거나 원하더라도 그걸 바로 움켜쥘수 없다는 걸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 모든걸 즉시 가질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모든 권력을 쥐고 있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이해시켜야 한다. 

 

연구팀은 '일깨우기' 과정 중에 프랑스 엄마들이 인위적으로 인지발달을 돕거나 학업과정을 앞당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루소는 양육의 가장 큰 함정은 아이가 빈번하게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것에 어른의 주장과 동일한 무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최악의 교육은 아이가 자신의 의자와 부모의 의지사이에서 부유하면서 둘 중 누가 지배권을 가질까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카드르의 핵심은 아이를 속박하게 하는게 아니다. 아이에게 예측가능하고 일관된 세계를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를 보살피느라 전전긍긍해 모든 불편함을 없애준다면 아이 앞에 엄청난 불행을 준비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파리에서 만난 여성들은 엄마가 아이의 '노예'가 돼서는 안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아이를 위해 부부의 성생활을 희생한다? 이것은 건강하지 못할뿐더러 균형이 깨진것으로 취급된다. 출산 후 잠시동안 부부의 모든 관심사가 아기를 향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점차 부부쪽으로 균형이 되돌아간다. 

 

'부부가 제일 중요해요. 살면서 자기가 선택한 유일한 것이니까요. 자식은 내가 선택한게 아니잖아요. 하지만 남편은 내가 선택한 사람이고, 그와 함께 삶을 가꾸어가야해요. 그런 만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관심을 쏟는거구요. 특히 아이들이 독립하고 나면 남편과 더욱 돈독히 지내야해요. 내게는 가장 우선이에요.

 

'어른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주는 등 친절하게 행동한 후에는 엄격히 취침시간을 강제한다. 

 

전업주부에 대한 이미지는 누구와도 말을 섞지 못하고 한구석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있는 모습니다. 

 

프랑스 여성들은 아이에게 올인 한다면, 엄마 자신의 삶의 질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공개적으로 의문을 던진다. 프랑스 언론 역시 전업주부들이 느낄 상실감을 감싸려 하지 않는다. '전문적인 활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이가 자라는걸 온전히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고립과 고독이라는 불편함을 안겨줄 뿐이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사회적으로 무슨 쓸모가 있겠어요?'

 

질감이든 색이든 영양성분이든, 자기가 원하는것만 먹을 수는 없다. 미국과 영국에서 정상으로 보이는 까다로움조차 프랑스 부모들의 눈에는 위험한 섭식장애나 나쁜 습관으로 보인다. 

 

아기가 거부하더라도, 그 음식을 계속 주라는 조언은 프랑스에선 거의 '의무' 수준으로 격상된다. 아이가 설령 특정한 맛을 선호하더라도, 각각의 채소가 가진 풍성하고 흥미로운 맛의 세계를 받아들이게 된다. 

 

자는 법, 기다리는 법,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법을 '반드시' 가르쳐야 햐듯이 먹는 법도 필수 요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쉽다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음식을 소개하는게 어렵고 아이가 서너번 이상 그걸 거부해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채소를 보여주면서 아삭거릴까? 베어 물 때 소리가 날까? 무슨 맛이 날까? 입안에서 어떤 느낌이 들까? 등등 다양하게 묻는다. 

 

'식사시간은 차분하고도 즐거워야 하며 아이가 단 한 입도 먹지 않더라도 식사 내내 자리를 지키도록 가르쳐야한다. 

 

'강요하지는 마라. 그러나 포기하지도 마라. 서서히 음식에 익숙해져 갈 것이고 맛을 보게 될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마침내 그 음식을 받아들이게 될것이다. '

 

'어린이용 음식 따위는 없다.'

 

'아이들이 설령 특정 음식을 낯설어하더라도 반드시 반복적으로 시도해야한다.'

 

음식은 서서히 소개하되 그때마다 다른 방법으로 조리하라고 당부한다. 

 

모든 아이들이 다 좋아할 음식을 주는게 아니다. 아이들에게 각각의 음식을 골고루 먹을 기회를 주는것이다. 

 

딸아이가 얼마나 많이 먹느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접시에 있는 음식을 최소한 한입씩은 먹어야한다.

 

'모든것을 한 번 씩은 맛봐야 해요' 이 규칙은 거의 모든 엄마들에게 동일했다. 

 

'아이는 어른과 같은 양이 아니라 같은 음식을 먹을 때, 비로소 자기가 어른 대접을 받는다고 느끼죠.'

 

프랑스에서 초콜릿은 금지된 특별식이 아니라 영양상 필요한 음식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맛을 좋아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내 임무로 받아들인다. 

 

"안돼, 라는 말을 더욱 강하게, 힘을 실어서 진심으로 믿으며 해야해요.', '목소리 톤이 중요해요'

소리만 지를게 아니라 더욱 확신을 품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소리를 키운게 아니었는데도 뭔가 깊은 곳에 확신이 깃들어 있다. 전혀 다른 부모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계속 아이들 시중을 드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왔어요. 

 

프랑스식 양육은 때로 너무 혹독해요. 조금 더 부드럽고 다정하게 할 수 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미국식은 마치 아이들이 세상의 지배자인 양 지나치게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요. 

 

무엇보다 가족 위계의 최상위에 있다는 것을 공공연히 자랑한다. 혁명을 존중하는 나라지만, 가족의 저녁식탁에선 무정부주의 따위가 용납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너무 많이 주면 오히려 아이가 불안해한다고요. 그냥 이렇게 하는 것다, 좋고 나쁜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는거라고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어요. 

 

"살다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늘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지는 않지요. 그걸 아이가 깨닫게 해야해요."

 

'어떤 일은 허용되고 또 어떤 일은 안 되는가.' 대화한다. 팬터마임을 통해 투명한 벽이 정말로 있는 것처럼 믿게 만들듯, 카드르를 계속 강조함으로써 그게 물리적으로도 존재하는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때리지 마', 라고 하기보다 '너는 때릴 권리가 없어' 라고 말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어떤 것은 용납이 되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은지' 아이들에게 서서히 가르쳐주는 쪽이다. 

 

부모는 경찰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프랑스 부모들이 말하는 '엄격'은 그 의미가 다르다. 몇 가지 영역에는 매우 엄하지만 그 밖의 것은 상당히 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이다. 

 

모든 부모들이 입을 모아 '절대 협상불가'라고 말하는 영역은 주로 '타인 존중'과 관련돼있다. 봉주르, 오르부아, 메르시를 써야하고, 부모나 다른 어른들에게 공손한 태도로 말해야한다. 

 

부모가 권위를 가지려면 대부분의 시간은 '돼' 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죠. 언제나 안된다고 금지만 한다면 권위주의죠. 

 

부모 권위의 요점은 아이가 뭔가를 못하도록 막는게 아니라 뭔가를 할 수 있게 권한을 주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부모가 거의 언제나 허락으로 반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는 어쩌다 한번만 금지를 해야합니다. 금지를 통한 순종은 깨지기 쉽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뭔가를 할 때마다 물어보도록 가르치기만 하면 됩니다.'

 

아이에게 단호한 카드르를 세우는 목적 중 일부는 설령 아이가 카드르 밖으로 벗어나도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나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표현할 기회를 주었다. 

 

'기꺼이 주고 마지못해 반대하라. 그러나 거절은 취소할 수 없도록 결정적으로 하라. 어떠한 애원에도 움직이지 마라. '안돼' 를 한번 내뱉었으면 아이가 대여섯 번 힘을 쏟더라도 철의 장벽처럼 버텨라. 결국에는 아이도 더 이상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아이도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 못하게 되어도 참을성 있게, 한결 같게, 차분하게 체념하게 될것이다. 

 

통제권이 내게 있다고 믿으면 세 아이를 관리하기가 한결 수월해지기도 한다. 

 

'모든 아이의 생각이 특별한 도움이 된 것처럼 대하는' 미국식 전통에 기인한 것이다. 아무리 타당하지 않더라도 아이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아이가 자존감을 갖게 해주어야한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프랑스에서는 아이가 뭔가 할 말이 있을 때 잘 들어준다. 하지만 아이라고 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뺏거나 상대방을 계속 붙들어놓을 순 없다. 말이 장황해지면 가족이 말을 끊는다. 그래서 아이는 말하기 전에 자기 생각을 잘 가다듬는 습관을 들인다. 아이들은 빨리, 그리고 흥미롭게 말하는 법을 배운다. 

 

긍정적인 강화를 통해 아이의 사기를 높여주려 하기보다, 부정적인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프랑스 학교의 악명 높은 특징이다. 

 

'지나친 칭찬은 아이의 동기를 왜곡한다. 아이들은 본질적인 즐거움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칭찬을 받기 위해 뭔가를 하기 시작한다.'

 

자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아이는 끊임없이 어른들의 대화에 끼어들 것이다. 무엇이 정말 즐겁고 무엇이 가식인지 내면의 판단 기준이 망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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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저널리스트였던 저자가 프랑스에서 양육을 시작하게 되면서 알게된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 이야기다. 읽다보면 미국의 육아와 엄마의 모습은 한국과 매우 닮아있다. 아이를 낳고 직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미국 엄마의 비율이 우리나라보다는 높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이는 고용보험에서 급여 및 고용을 보장해주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거라 생각한다. 프랑스의 육아휴직 및 나라에서 제공해주는 여러 무료서비스는 정말 훌륭하다!

 

프랑스 이유식에 대해서 어쩌다 읽게 되었다가 프랑스 육아 이야기까지 읽게 되었는데, 프랑스인에 대한 이미지라 하면 세상 자유롭고, 거만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인 부모들은 자녀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그 안에서 자유를 주되 그 밖을 벗어나려 하면 매우 혹독하게 훈육한다. 어리다고 봐주는 것은 없어보인다. 

 

복자가 잘 안먹게 되면서 네이버의 안밥모 카페에 가입해 활동하게 되었다. 조금이나마 수유량을 올리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였다. 게시판의 글을 읽다보면 분유 수유 스케줄 고민부터 이유식을 안 먹는다, 계속 안 먹는다. 몸무게가 줄어든다. 이런 고민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나도 그 중 하나였고. 

 

4개월부터는 엄마가 정해준 시간에만 준다는 그 개념은 한국으로 따지면 수유텀을 지켜서 주는것과 동일한 개념이다. 이에 대해서는 책에서도 그렇고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기가 먹고 싶어할때 줘라, 아니다 엄마가 텀을 지켜줘야한다. 

현재 복자는 스스로 텀을 만들기 시작했고, 새벽 수유는 사라졌다. 수유 스케줄 잡기가 어려워 먹고 싶을때 줬더니 현재 4시간 마다 먹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4개월 아기의 수유 스케줄이다. 

 

지금은 먹는것만 잘 먹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유식이 정말 고민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이 세워졌다. 

숟가락들고 쫓아다니면서 먹이지 말것, 

식사시간은 무조건 지킬것, 

많이 먹지 않더라도 한입씩은 꼭 맛볼것,

먹는것에 감사하도록 만들것,

다양하게 먹일것,

 

이유식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이 원칙대로 이어나갈수 있기를 바래본다.